세계 무대에 한국인들의 멋진 모습이 왕왕 나타난다.

이들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보내온 시간 동안 흘린 땀과 눈물을 생각하면 심장이 두근거린다.

정면 사진이나, 공연장면도 함께 실렸으면 좋았을 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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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로이트의 영웅' 된 이 남자

작년, 최종 리허설 6시간 전 主演 나치문신 때문에 교체

'강심장' 혈통인 바그너 가족… 윤씨로 파격 캐스팅, 大흥행

올해는 전격 주연 맡아

사무엘 윤(42· 사진)은 세계 최고의 오페라 축제인 독일 바이로이트 바그너 페스티벌에서 한국인 최초로 주연을 맡은 성악가다. 지난해 7월 독일을 비롯한 유럽의 언론들은 한국에서 온 베이스바리톤 사무엘 윤을 일제히 '바이로이트의 영웅', '구원자'라 불렀다. 그를 23일 현지에서 만났다.

해마다 7월이 되면 전 세계 오페라 마니아들은 바그너 페스티벌을 보기 위해 바이로이트에 몰려든다. 2012년 7월, 바이로이트는 술렁이고 있었다. 주연배우가 무대에 서지 못할 경우, 대신 출연하는 '커버'배우 사무엘 윤을, 최종 리허설 6시간을 앞두고 주연배우로 발탁하는 파격을 바그너가(家)의 후예들이 감행한 것이다. 주역으로 확정됐던 러시아 성악가 예브게니 니키틴이 몸에 새긴 나치 문양 문신이 문제가 되어 최종 리허설 직전 주연이 교체됐다.

사무엘 윤은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의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주역을 맡아 전 공연을 완주했다. 야구로 치면 후보가 선발로 나가 완봉승을 거둔 셈이다. 바그너가 사람들은 늘 파격적인 캐스팅을 하고, 그 모험에 실패하지 않고 언제나 성공하기로 유명하다. 바그너의 후손인 파스키에와 카타리나 자매가 총감독을 맡은 후 놀라운 캐스팅 사례는 더 많아졌다. 유럽 최고의 인기 테너 요나스 카우프만은 '로엔그린'의 6주 연습 기간 중 3주 차부터 참여했다. 사무엘 윤의 '6시간 전 캐스팅'사건은 바이로이트를 더욱 뜨겁게 달궜다.

사무엘 윤은 작년에 이어 올여름에도 '로엔그린''방황하는 네덜란드인'등 총 11차례 무대에 오른다. 특히 25일 개막작으로 선정된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에서는 다시 한 번 주인공 유령선 선장 역을 맡았다. 공연 이틀 전 리허설에 한창인 그는 "여러 관계자에게서 작년보다 훨씬 좋아졌다는 말을 들었다"며 웃었다. "아무래도 6시간 만에 오른 지난해와 달리 한 달 전부터 준비했으니 노래와 연기가 더 나아졌겠죠. 이번에는 사무엘 윤만의 색깔을 가미해볼 생각이에요."

 

사무엘 윤은 24일 마지막 리허설을 위해 분장을 하면서 왼쪽 뒷머리에는 한반도 문양을 붙였다.

지난해 7월의 사건을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바그너 가족이 갖고 있는 비밀은 혈통적인 '강심장'이라는 거예요. 고정관념을 깨는 바그너의 피가 그들에게 흐르는 것 같아요. 전통을 고수하는 동시에 가장 진취적인 연출을 제시하죠. 그들이 오히려 저를 안심시켰어요. '우리가 당신의 능력을 아는데 뭐가 두려우냐'고 하더군요. 저보다 앞서 바그너 무대에 우뚝 서신 강병운·연광철 선생님의 성취도 저에게 힘을 주었습니다."

그는 갑자기 나타난 스타가 아니다. 1999년부터 14년간 쾰른 오페라극장을 지켜왔다. "제가 쾰른에서 처음 시작할 때 극장은 급속도로 쇠락해 가고 있었어요. 좋은 연출과 캐스팅으로 서서히 명성을 회복해서 2012년에는 유럽 비평가들이 뽑은 최고의 오페라극장으로 선정됐습니다."

그래도 개막 6시간 전 주연으로 발탁됐을 때의 기분은 어땠을까. "감사가 공포를 능가한다는 것을 알았어요.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가 저를 위해 연주하는 무대 위에서 노래할 기회가 온 것이 황홀할 뿐이었죠."까다롭기로 악명 높은 지휘자 틸레만은 엄지손가락을 스무 번 이상 올려줬다고 한다.

조선일보

바이로이트=박상미 문화평론가

바그너 탄생 200주년을 맞아 더 많은 관심이 쏟아지는 이번 축제는 독일 전역으로 생중계되고 독일 대통령과 총리가 관람할 예정이다.

"저는 아주 늦게, 조금씩 발전하고 있지만, 세상에 희망의 씨앗을 뿌리는 꿈을 가진 사람입니다. 실천이 없으면 꿈은 죽습니다. 시간이 나면 무조건 한인교회에 가서 음악 하는 후배들 만나 이야기하고, 조건 없는 레슨을 합니다. 5년 전에 시작했는데. 그때는 무명이라 몇 명 오지 않더니, 지금은 아침 11시부터 저녁 8시까지 쉬지 않고 레슨 하는 날도 있습니다(웃음)."

9월에는 독일 도이치오퍼 베를린에서 공연되는 바그너의 대표작 '니벨룽의 반지'중 제3부 '지크프리트'에서 보탄 역을 맡았다. 지휘는 베를린 필하모닉 상임지휘자 사이먼 래틀이 맡는다.

[바이로이트=박상미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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