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가 달린다.

자전거가 달린다.

기업이 달린다.

이제 하나둘 서로 섞이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 세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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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와 자전거 사이…'찌릿' 전기가 통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유진 기자 = 자동차와 자전거. 전자는 엔진의 힘으로 움직이고, 후자는 사람이 직접 바퀴를 굴린다. 자동차는 개인의 이동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린 대신 석유제품을 연료로 삼아 유해 배기가스를 내뿜는다. 자전거는 친환경 이동 수단으로 주목받지만 본격적인 교통수단이 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자동차와 자전거 사이에 '전기'가 흐를 때 이들간의 거리는 바짝 좁아진다. 최근 전기자동차 기술 개발이 자동차업계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전기자전거에 대한 관심도 부쩍 커지는 추세다.

25일 미국 전기자전거업체 EBBC 설립자인 프랭크 제이머슨 박사가 작성한 '전세계 전기자전거 보고서'(EBWR)에 따르면 전기자전거의 글로벌 판매량은 2012년 3천206만대에서 작년 3천443만대를 거쳐 올해는 3천683만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가장 큰 시장은 중국으로, 전세계 전기자전거의 약 90%가 중국에서 팔린다. 이어 유럽 판매량이 연간 200만대로 점유율 5∼6%를 차지한다.

전기자전거 사업의 선두 주자는 자동차부품업체들이다.

독일 부품업체 보쉬는 전기차 상용화를 위해 전력으로 구동하는 파워트레인 개발에 연간 4억 유로(약 5천542억원)를 투자하는데 '파워트레인의 전기화' 기술을 전기자전거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보쉬는 모터와 배터리, 컨트롤 패널을 패키지로 묶은 'e바이크 시스템'을 50여개 유럽 자전거 브랜드에 공급한다.

국내 부품업체인 만도는 여기서 한 발 더 나가 순수 전기구동 방식의 '만도 풋루스'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일반 자전거에 e바이크 시스템과 같은 전기구동 장치를 장착하는 하이브리드형 전기자전거와 달리 100% 전력으로 구동한다.

페달과 바퀴를 연결해주는 체인이 없어 자동차로 비유하자면 엔진이 아예 없는 순수전기차인 셈이다.

페달을 밟으면 운동 에너지가 전기 에너지로 전환돼 자전거에 내장된 리튬이온배터리를 충전하는 자가발전 방식이고, 가정용 충전기로도 충전이 가능하다.

만도 관계자는 "도심내 근거리 이동 수단이라는 제품 특성을 살려 유럽내 주요 도시들을 우선적으로 공략하고 있다"면서 현재 네덜란드에 법인을 두고 스키폴공항 면세점과 백화점 8∼9개 지점에 판매 공간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도 서울 2곳, 부산 해운대 1곳 등 3곳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미래 먹거리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신개념 이동 수단을 선점하기 위해 완성차업체들도 잇따라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벤츠는 2012년 5월부터 독일에서 '스마트 e바이크' 판매를 개시했다. 이 제품은 브레이크를 밟을 때 발생하는 마찰열을 전기에너기로 변환해 리튬이온배터리팩에 저장했다가 뒷바퀴에 탑재한 모터를 돌리는 데 사용한다.

BMW는 전기자전거 콘셉트 모델인 'BMW i 페델렉'을 개발해 2012년 런던 올림픽에 200대를 지원했다. 1회 충전시 시속 25㎞로 25∼40㎞를 달릴 수 있고, 사람이 페달을 밟거나 내리막길을 갈 때는 모터가 배터리에 전력을 공급한다.

기아차[000270]는 3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2014 제네바 모터쇼'에 전기자전거 KEB를 선보였다. 산악용(MTB)과 도심형 2가지가 있고, 250와트 전기모터를 사용해 최대 25㎞/h로 약 40㎞를 이동 가능하다.

기아차의 한 관계자는 "자전거의 동력이 인력에서 전력으로 바뀌면 자동차와의 경계선이 모호해진다"면서 "전기자전거는 기계장치와 전자장치의 결합, 안전을 위한 구조 개선, 소재 경량화 등 자동차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아 자동차업계가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eugen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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