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에도 라디오 방송국 만들어볼까 싶다.
‘동네 라디오’서 이웃소식 들으셨나요?
[한겨레] 대선뒤 인터넷 기반한 방송 늘어
지난해 12월 이후 서울 11곳 신설
동작라디오 등 주민모금으로 운영
“주류 언론엔 없는 이야기들 알려”
서울 동작구 노량진2동의 어느 골목길 2층 건물 지하에는 ‘동작 공동체 라디오’ 스튜디오가 있다. 20일 낮 12시 맹명숙(44·사진 왼쪽)씨가 스튜디오에 들어섰다. ‘낭만과 전설의 동작구’라는 프로그램의 녹음이 예정돼 있었다. 동작구민들이 직접 출연해 동작구 역사를 이야기하는 방송이다. 35년째 동작구에 살아온 맹씨는 지난 1월16일 시작된 이 프로그램의 진행자다.
주민들이 한푼두푼 모아 만든 스튜디오는 보잘 것 없다. 10평 남짓 지하 사무실에 탁자 두 개, 컴퓨터 두 대, 오디오 믹서기 한 대, 마이크 다섯 개가 전부다. 방음 장치도 없다. 그래도 마이크를 잡은 맹씨의 표정과 목소리는 밝다.
동작 공동체 라디오는 9명의 주민이 7개의 프로그램을 사전 녹음해 매일 인터넷으로 방송 중이다. 매 방송마다 평균 청취자는 100~150명 정도다. 방송국 개국 한달 만에 이룬 성과다.
대선 이후 동작 공동체 라디오와 같은 ‘마을 라디오 방송국’이 늘고 있다. 지난해 12월 이후 서울에서만 동작구, 용산구, 성북구, 중랑구, 도봉구 등에서 11개의 인터넷 기반 마을 라디오 방송국이 새로 만들어졌다.
동작 공동체 라디오 양승렬 대표는 “주류 언론이 다룰 수 없는 소소한 동네 소식들을 알릴 수 있어 좋고, 동네 주민들이 방송국을 오가며 마을 공동체를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선 이후 확산된 주류 언론에 대한 염증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 마을 라디오는 전파를 사용하지 않고, 인터넷의 주민 커뮤니티나 페이스북 등에 프로그램을 올린다. 전파를 사용할 일이 없으므로 방송통신위원회의 허가에 구애받지 않아도 된다. 500만~1000만원 정도의 비용으로 방송 스튜디오 등을 갖출 수 있어 ‘진입 장벽’도 낮다.
인터넷 마을 라디오 확산의 이면에는 ‘소출력 마을 라디오’가 있다. 서울 마포구·관악구, 경기도 성남시 등 2005년 이후 만들어진 7곳의 마을 라디오 방송국들은 방통위의 허가를 얻어 전파를 송출하는 ‘소출력 방송’을 하다가 2~3년 전부터 인터넷 방송도 병행했다. 참여정부 때 시작된 ‘마을 라디오’ 지원 예산이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인 2008년부터 중단된 것도 여기에 영향을 줬다.
이들은 정부 지원없이 소출력 방송을 유지하는 한편 인터넷 방송에서 활로를 찾았고, 최근에는 그 노하우를 다른 지역으로 확산시키고 있다. 마을 라디오 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는 안병천 관악에프엠 대표는 “전국 200여곳에 마을 공동체 라디오 방송국 개국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지역 마을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을 통합해 들을 수 있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도 공동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글·사진 허재현 기자 catalu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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